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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사건에서 불송치가 사라졌습니다, 경찰이 혐의없다고 봐도 사건은 검사에게 갑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성범죄 사건에서 경찰이 사건을 자기 선에서 끝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에 제26조의2가 신설되면서, 경찰은 혐의 유무와 관계없이 수사한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야 합니다. 개정 사실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로 시행되었습니다.

홍성환 변호사

경찰대학 출신, 전 경찰 경제범죄수사팀장

그동안 성범죄 사건은 경찰에서 끝날 수 있었습니다

2021년에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이 조정되면서 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이 생겼습니다. 그전까지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로 보냈고, 기소할지 말지는 검사가 정했습니다. 수사권 조정 이후로는 경찰이 수사한 결과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검찰로 보내지 않고 자체적으로 사건을 닫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불송치 결정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불송치를 받는다는 것은 그 자리에서 사건이 끝난다는 뜻이었습니다. 검사의 판단을 기다릴 필요도, 재판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사를 받는 사람에게 불송치는 가장 빠르고 가장 가벼운 종결이었고, 변호인의 목표도 거기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그 선택지가 없어졌습니다

2026년 9월 29일에 공포된 개정 성폭력처벌법(법률 제21997호)에 다음 조문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제26조의2(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 2026. 10. 2.] [법률 제21997호, 2026. 9. 29., 일부개정]

문장이 짧지만 담긴 내용은 분명합니다.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를 수사한 뒤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야 합니다. 혐의가 인정되는지 아닌지는 조건으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혐의가 없다고 보더라도 보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같은 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도 같은 취지의 조문이 들어갔습니다. 세 법 모두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정폭력,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까지 모두 일곱 가지 범죄가 같은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조문에 "신속히"라는 말이 들어간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경찰이 사건을 오래 쥐고 있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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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받는 곳의 이름도 바뀌었습니다

같은 날인 10월 2일에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했습니다.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권한과 보완수사를 하는 권한이 없어졌고,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권한만 남았습니다. 언론이 이번 개정을 "공소청 전건 송치"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만 조문에 적힌 말은 "검사에게 송치"입니다. 검사가 공소청 소속이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사건이 공소청으로 가는 것은 맞지만, 법률의 문언 자체는 검사를 가리킵니다.

불송치 제도가 통째로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성범죄가 아닌 다른 죄명에서는 불송치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절도든 사기든 폭행이든 경찰이 혐의없다고 보면 지금도 경찰 단계에서 끝납니다.

공소청에는 불송치심사부라는 조직이 새로 생겼습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의 기록을 받아 검토하고, 다시 수사하라고 요구하는 일을 맡습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이 심사가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주된 수단이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불송치라는 제도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성범죄와 스토킹을 포함한 일곱 가지 범죄에서만 경찰 단계 종결이라는 길이 막힌 것입니다.

조사를 받는 사람에게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첫째, 사건이 끝나는 시점이 뒤로 밀립니다. 예전에는 경찰에서 불송치 통지를 받으면 그날로 사건이 닫혔습니다. 이제는 경찰을 거쳐 검사의 검토를 한 번 더 받아야 합니다. 결론이 똑같이 나더라도 몇 달이 더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 수사를 받는 사람은 사건이 끝났는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로 지내야 합니다.

둘째, 경찰 단계에서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가 달라집니다. 경찰은 사건을 보내면서 자기 의견을 함께 적습니다. 혐의가 있다고 보면 기소 의견, 없다고 보면 불기소 의견입니다. 예전에는 경찰을 설득해 불송치를 받아내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경찰이 어떤 의견을 달아 보내는지가 목표가 됩니다. 혐의없음 의견이 붙은 사건과 혐의있음 의견이 붙은 사건은 검사가 기록을 펼치는 순간부터 출발선이 다릅니다.

셋째, 검사 단계가 새로운 승부처가 됩니다. 경찰에서 좋은 의견을 받았다고 손을 놓으면 안 됩니다.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보는 사람이 한 명 더 생겼다는 뜻이고, 이것은 반대로 설명할 기회가 한 번 더 생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검사는 이제 직접 수사를 하지 않습니다. 피의자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일이 없고, 경찰이 만들어 올린 기록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경찰 조사에서 무엇을 남겼는지가 그대로 판단의 바탕이 되고, 더 설명할 것이 있다면 의견서로 전달해야 합니다.

죄명별 수사 절차 보기 →

고소한 사람에게는 이의신청이라는 절차가 없어졌습니다

불송치 결정이 없어지면 그에 딸린 절차도 함께 없어집니다. 불송치 통지를 받을 일이 없으니 통지를 받고 이의신청을 할 일도 없습니다. 성범죄 사건의 고소인은 경찰의 판단을 상대로 다투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내린 뒤에 그 결정을 상대로 다투게 됩니다.

성범죄가 아닌 다른 죄명에서는 반대로 절차가 촘촘해졌습니다.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이 3개월로 정해졌는데, 그전에는 기한이 없었습니다. 검사가 불송치 기록을 받아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기간도 원칙적으로 3개월입니다. 다만 이 두 가지는 성범죄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불송치를 약속하는 상담은 이제 성립하지 않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불송치로 끝내 드리겠다는 말은 법적으로 할 수 없는 약속이 되었습니다. 경찰에게 그런 권한 자체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런 설명을 듣고 계시다면, 상대가 개정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변호인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경찰 단계에서 혐의없음 의견을 받아내는 일, 그리고 그 의견이 검사 단계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기록을 정리해 두는 일입니다. 어느 쪽이든 최종 결론을 내는 사람은 검사입니다.

지금 조사를 받고 계시다면

경찰 조사가 끝났다고 해서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송치되었다는 통지를 받더라도 그것만으로 혐의가 인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모든 성범죄 사건이 송치되기 때문입니다.

확인하셔야 할 것은 경찰이 어떤 의견을 달아 보냈는지입니다. 그다음으로 검사 단계에서 무엇을 더 설명해야 하는지를 점검하셔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지금 시점에서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홍성환 변호사 작성 · 최종 확인 2026. 10. 5.

이 글은 일반적인 법령과 절차에 관한 정보이며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의 판단은 상담이 필요합니다.